1.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기각, 헌법재판소 판단의 핵심은?
2025년 3월 21일,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제기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을 기각했습니다. 8인의 재판관 중 5명이 기각, 2명이 각하, 1명이 인용 의견을 내면서 다수 의견은 기각으로 모였습니다. 헌재는 “국회가 제시한 탄핵 사유가 헌법과 법률의 중대한 위반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하며, 한 총리는 곧바로 대통령 권한대행 겸 총리직에 복귀했습니다. 지난해 12월 27일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이후 87일 만이었습니다.
헌재는 이번 심판에서 탄핵안의 의결정족수 문제도 함께 다뤘습니다. 국회는 국무총리 탄핵에 대해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 기준(151명)을 적용했지만, 일부 재판관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위를 고려할 때 3분의 2 이상(200명)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6명의 재판관은 이 탄핵안 의결 자체는 적법하다고 보면서도, 헌법·법률 위반은 인정되더라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에 대해서도 헌재는 일부 위법성이 존재하지만, 파면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한덕수 총리는 최종 변론에서 “비상계엄 사안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고,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한 책임은 있지만 내란행위에 관여한 적은 없다”고 방어했습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탄핵소추를 당했다가 복귀한 공직자는 총 9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상민 전 장관, 안동완 검사, 이정섭 검사,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이어 한덕수 총리까지 모두 탄핵이 기각되며, 현 정권의 ‘탄핵 무풍지대’ 현상이 뚜렷해졌습니다.
2. 탄핵 사유로 떠오른 6가지 핵심 쟁점과 헌재의 판단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에서 국회가 제시한 6가지 쟁점은, 단순한 행정 실패나 정책 오류를 넘어 ‘헌정질서 위협’이라는 정치·헌법적 무게를 지닌 사안들입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속에서 한 총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쟁점이 되었고, 공동 책임, 묵인, 방조의 법적 기준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들 쟁점은 이후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도 다시 핵심 이슈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1)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행위 공모·묵인·방조
이 쟁점은 가장 상징적이고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이었습니다. 국회는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비상계엄 검토 문건을 인지하고도 적극 제지하거나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점을 들어, 내란행위에 대한 묵인·방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헌재는 이 주장에 대해 “피청구인이 사전에 이를 알지 못했고, 직접 개입하거나 관여한 사실도 없으며, 실질적인 권한 행사도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기각입니다.
2)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및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해당 사안은 대통령이 국회에서 통과시킨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권한대행이었던 한 총리가 이를 적극 제지하거나 견제하지 않았다는 것이 탄핵 사유로 지목되었습니다. 하지만 헌재는 “특검법 거부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며, 국무총리는 이에 대한 권한이 없다”며, 국무총리가 여기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 곧 위법은 아니다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 역시 위헌·위법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3) 한동훈-한덕수 공동 국정운영 발표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총리와 한동훈 장관을 중심으로 한 ‘공동 국정운영 구도’를 발표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특히 국무총리가 ‘국정 2인자’가 아닌 특정 장관과 대등한 수준의 운영을 언급하며 헌법상 책임질 구조를 무너뜨렸다는 점이 쟁점이었습니다. 하지만 헌재는 이 역시 “정치적 성격이 강한 의사표시로서, 법적 구속력이 없고, 실질적인 권한 위임이 있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며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항목도 기각입니다.
4) 내란 상설 특검 임명 회피
국회는 한 총리가 내란 관련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 임명 절차를 회피함으로써 헌법상 책임을 방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헌재는 “상설특검의 임명은 국회 요청 후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총리는 추천 절차나 후보 의뢰에 직접 관여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이 부분도 총리의 헌법·법률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기각 의견이 다수를 이뤘습니다.
5)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
6가지 탄핵 사유 중 헌재가 유일하게 일부 위법성을 인정한 사안입니다. 정계선 재판관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을 임명하지 않은 것은 헌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며,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위반이라고 판단(인용)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4명의 재판관은 “해당 부작위가 위법한 것은 맞지만, 국민의 신임을 저버릴 정도로 중대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나머지 3명의 재판관은 아예 “위헌·위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위법성은 있으나, 파면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으로 기각되었습니다.
6) 윤 대통령과의 공모 및 묵인 여부
이 쟁점은 다른 사안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메타 쟁점’입니다. 국회는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과의 긴밀한 협의 속에서 국정 전반의 문제적 판단을 공유하고, 이를 묵인·방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헌재는 구체적인 공모 정황이나 명시적 합의, 묵인의 의사표시 등 실질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공동 책임이 인정되기 어렵고, 정책적 판단의 차원을 넘지 않는다”고 보며 법적 책임으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요약하면, 헌재는 6가지 탄핵 사유 중 5건은 위헌·위법성이 없거나 입증 부족으로 기각, 1건은 일부 위법성을 인정했지만 파면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이 같은 다수의 판단이 모여 한덕수 총리의 탄핵을 기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 쟁점은 그대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도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대통령은 국정 전반에 대한 책임자이며 독자적인 권한 행사 주체이기 때문에, 같은 사안이더라도 판단 기준이 더 엄격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3.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이번 주 결론 나오나?
한덕수 총리 탄핵 기각 이후, 이제 관심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탄핵안은 이미 헌재에 계류 중이며, 빠르면 이번 주 후반에 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헌재는 이틀 연속 탄핵 선고를 한 전례가 거의 없고, 26일에는 전국 고교생 모의고사, 28일에는 일반 사건 선고가 예정돼 있어, 27일 수요일 또는 다음 주 초가 유력한 시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한덕수→이재명→윤석열’로 이어지는 이른바 ‘사법 슈퍼위크’를 앞두고 극한 대립 양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22일 주말 기준 광화문과 여의도 등에서는 찬반 양측을 합쳐 약 7만 명이 집회를 벌였고, 이번 주에는 농민단체의 트랙터 상경 집회와 대통령 지지자들의 맞불 집회가 예고돼 있습니다. 경찰은 충돌을 우려해 집회 금지를 통고한 상태입니다.
국민의힘은 “헌재가 또다시 정치화되지 않도록 각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헌재 인근에 천막 당사를 설치하며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장외 정국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단순한 법리 판단을 넘어,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 사례가 될지 여부를 가리는 중대한 순간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정국의 향방은 물론, 차기 총선과 대선 구도까지도 요동칠 수 있습니다.
4. 향후 정국 전망과 대통령 리더십의 시험대
헌재가 한덕수 총리의 탄핵을 기각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는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이번에도 기각될 경우, 윤석열 정부는 ‘탄핵 무력화 정권’이라는 프레임을 얻는 동시에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인용될 경우에는 대통령직 박탈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사유는 총리보다 훨씬 강도 높은 ‘내란행위 방조’, ‘특검 무력화’, ‘헌법재판관 공백 방치’, ‘야당 무시’, ‘공동정치 운영 선언’ 등으로 요약됩니다. 특히 대통령 고유 권한을 사적으로 또는 특정 세력과 공유한 혐의는 헌정 질서 파괴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이번 탄핵심판은 법적 판단이지만, 동시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에 대한 헌재의 태도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입니다. 헌재가 정치적 고려 없이 법리에만 집중할지, 혹은 안정성과 균형을 택할지는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윤 대통령이 헌재에서 살아남는다고 해도, 그의 리더십은 이미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탄핵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국정 운영의 정당성을 회복하려면, 정치적 통합과 책임 있는 행보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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