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대한민국 재계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삼성전자의 대표이사이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을 맡고 있던 한종희 부회장께서 갑작스럽게 별세하신 것입니다. 향년 63세로, 휴식 중 심정지로 인해 세상을 떠나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경영자 한 명의 이탈이 아닌,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과 경영체제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입니다.
한종희 부회장은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입니다. 기술과 시장, 그리고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전자제품들을 세상에 선보이며 삼성의 위상을 끌어올렸습니다. 이번 비보는 그만큼 한국 산업계는 물론, 글로벌 전자업계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샐러리맨 신화’를 이룬 인물, 한종희
한종희 부회장은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37년간 회사에 몸담으며 ‘샐러리맨 신화’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성실하고 눈부신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특히 TV 사업 부문에서 그가 남긴 업적은 단순한 기술 성과를 넘어 ‘브랜드의 위상’을 다시 정의한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그가 이끄는 동안 삼성 TV는 무려 19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라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제품 생산의 성과가 아닌, 디자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스마트 기능 등 소비자 중심의 혁신 전략이 집약된 결과입니다. 업계에서는 그를 ‘TV계의 거인’이라 불렀고, 사내외에서는 그를 실무와 전략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유능한 리더로 인정해왔습니다.
또한, 단지 기술자나 관리자에 머물지 않고, 삼성전자의 경영 철학과 글로벌 전략 수립에 중심축 역할을 하며 기업문화의 일대 혁신을 이끈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오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현장을 이해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묵직한 판단력을 보여주며 직원들의 신뢰를 받았습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진두지휘한 삼성의 전략가
2021년 말, 삼성전자는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있던 사업부를 개편하며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신설했습니다. 이는 모바일(MX), TV(VD), 가전(DA)을 하나로 통합하여 소비자 중심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적 조직으로, 삼성전자의 미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부서입니다.
이 DX 부문의 초대 수장이 바로 한종희 부회장이었습니다. 그는 부문 간 경계를 허물고, 기술 융합을 통해 제품과 사용자 간의 경험을 통합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AI 산업의 부상과 함께, 로봇, 헬스케어, 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 산업으로의 확장을 주도했습니다.
그가 남긴 마지막 공식 발언은 2025년 3월 19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AI 산업 성장이 만들어가는 미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하며, 초격차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과 차세대 도전 과제를 강조했습니다. 이 메시지는 그가 얼마나 미래지향적이고 실천적인 리더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리더십 공백과 경영 체제의 변화 불가피
한종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는 삼성전자의 내부에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단지 상징적인 리더를 잃은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전략과 경영 시스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DX 부문장뿐 아니라, 생활가전(DA) 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 등 핵심 직책 세 자리가 동시에 공석이 된 상태입니다. 더불어 불과 엿새 전 재정비한 ‘2인 공동대표 체제’ 역시, 한종희 부회장의 부재로 인해 다시 전영현 부회장 단독 체제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단기간 내에 조직 재정비와 후임 인사에 착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노태문 사장이 당분간 한종희 부회장의 역할을 일부 대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재용 회장이 중국 출장에서 귀국한 후 빠르게 후임 체제를 정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복잡해지는 글로벌 시장과 AI 산업의 급변 속에서, 한 부회장처럼 부문 간 통합적 리더십을 보여줄 후계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가 남긴 유산과 한국 산업계의 큰 빈자리
한종희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전자산업 전반에 남긴 흔적은 단순히 기록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는 기술의 본질과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중시한 혁신가였고, 실용적이면서도 장기적 비전을 품은 전략가였습니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전자 브랜드가 된 오늘날의 위상은 그의 리더십 아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특히 삼성 TV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 전자 부문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끊임없이 기술 혁신과 디자인 차별화, 그리고 고객 중심의 가치를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는 기업이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미래 산업 생태계를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해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만들어온 방향성과 철학은 삼성 내부는 물론, 한국 산업계 전체가 공유해야 할 자산입니다. 부디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가 남긴 정신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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