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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BALAAN) 정산 지연 사태가 던지는 경고 - 제2의 티몬 사태?

by 40대 유학&여행 2025.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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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정산 지연 사태가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입점사에 대한 판매 대금 지급이 멈추고, 회사는 전 직원 재택근무에 돌입했으며, 대표는 연락이 두절된 상황.
과거 티몬·위메프의 사례를 떠올리게 하는 이 상황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구조적인 위기의 징후로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발란 사태의 전개와 배경, 과거 유사 사례, 유통 생태계에 주는 시사점까지 차분히 짚어보겠습니다.


1. 발란, 정산 지연 사태 어떻게 시작됐나?

2025년 3월 24일,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BALAAN)은 일부 입점사에 대한 판매 대금을 예정일에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발란은 “재무 점검 중 정산금 과다 지급 오류가 발견돼 정산금을 재산정하고 있다”며 28일까지 지급 계획을 공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수의 입점사가 정산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산 지연이 알려지자 입점 업체 20~30명은 발란 본사에 항의 방문했고,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후 발란 측은 “직원 신변 보호를 위해 전 직원 재택근무로 전환한다”고 밝히며 사무실은 사실상 '텅 빈 상태'가 되었습니다.

 

현재 발란의 공식 입장은 없는 상태이며, 최형록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과도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점 업체들 사이에서는 불안과 혼란이 커지고 있으며, “이게 과연 단순한 시스템 오류냐”는 의문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일 이슈가 아닌 구조적 재무 위기의 결과물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발란의 재무 상태가 알려지면서 그 우려는 더욱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2. 재무 상태는? 유동성 위기 가능성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발란은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77억 3,000만 원, 그 해 영업손실은 99억 원, 매출은 3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건 유동성 문제입니다. 유동자산이 56억 원인데 비해, 유동부채는 138억 원으로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구조입니다.

 

이 같은 수치는 단순히 ‘지금 돈이 좀 부족하다’가 아니라, 사업 운영 자체에 위험 신호가 켜진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지난 몇 년간 10~20% 할인 쿠폰을 무분별하게 뿌린 과도한 마케팅 비용도 손실을 누적시킨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은, 실제 현금이 돌고 있지 않다는 간접 증거이기도 합니다. 즉, 고객에게서 받은 돈으로 입점사에 줄 돈을 정산하지 못한다면, 유동성 고갈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일각에서는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준비 중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으며, 현재로선 사측의 명확한 해명이 없어 의혹만 더 커지는 중입니다.


3. 과거 티몬·위메프 사태와 무엇이 닮았나?

이번 사태는 2023년 위메프와 티몬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매우 유사한 전개를 보이고 있어 더욱 주목됩니다.


당시 위메프는 “플랫폼 시스템 오류”를 이유로 정산을 미뤘고, 이어 티몬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티몬은 불과 며칠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습니다.

 

현재 발란도 정산 오류 → 입점사 항의 → 직원 재택 전환 → 대표 잠적이라는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입점사들이 극도의 불안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오류'라는 단어는 단기적인 해명일 수 있으나, 그 뒤에 숨은 현금흐름 단절이 진짜 위기의 본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발란은 최근까지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내세운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진행해왔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막대한 광고비를 투입했지만, 실질적인 매출이나 수익성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마케팅 과잉 투자의 후폭풍을 맞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산 지연’이라는 말은 B2B 신뢰 시스템을 흔드는 강력한 리스크이기에, 과거 사례처럼 빠른 해명과 회복이 없다면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습니다.


4. 입점사와 소비자가 입을 피해는?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는 입점사입니다.


발란에 입점한 판매처는 무려 1,300곳에 달하며, 이들이 제때 정산을 받지 못하면 현금 흐름이 마비되고 연쇄 부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특히 소규모 업체일수록 타격이 크며, 이미 “마케팅비, 재고 조달비,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막히기 시작했다”는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 피해도 우려됩니다.


발란은 여전히 온라인몰 운영을 이어가고 있으며, 상품 구매가 가능하지만 정산 시스템이 멈춘 상태에서 주문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위험한 신호입니다.

 

혹시라도 환불 요청, 배송 지연, 교환 등이 발생할 경우 실제 서비스를 제공할 입점사나 CS 인력이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법정관리로 전환되면 환불 자체가 어려워지는 사례도 과거 있었기에 소비자들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건 사측의 빠르고 명확한 입장 표명입니다.


불안에 떨고 있는 입점사, 소비자, 투자자를 위해 더 이상 침묵은 해답이 아닙니다.


5. 유통 생태계에 던지는 시사점

이번 발란 사태는 단순히 한 스타트업의 위기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온라인 플랫폼 기반 유통 생태계가 얼마나 불안정한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판매자는 플랫폼을 믿고 물건을 올리고, 소비자는 브랜드를 믿고 돈을 결제합니다. 이 중간을 잇는 플랫폼이 무너지면 신뢰 시스템 전체가 무너지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이익보다 성장 지표, 브랜드 인지도에 집착해온 유통 스타트업들은 이제 생존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마케팅 투자와 브랜드 확장은 필요하지만, 정산 시스템이나 재무 안정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런 방식의 성장은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할인 코드’, ‘적립금’, ‘파격 세일’ 등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면서 이익률이 낮아진 구조에서 지속 가능한 운영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도 던져야 합니다.

 

정부와 유통업계, 스타트업 투자자 모두가 건강한 거래 시스템, 선정산 방지 시스템, 정산보증제 등 구조적 대안 마련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발란 사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플랫폼 신뢰 회복을 위한 시스템적 대개편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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