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민투표에서 52%의 찬성으로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했다. 이후 2020년 1월 31일, 영국은 공식적으로 EU를 떠나며 '브렉시트(Brexit)'를 현실화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를 후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EU 재가입을 원하는 여론도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영국 국민들은 브렉시트를 후회하고 있을까? 그리고 정치권에서는 EU 재가입 논의를 왜 꺼리고 있을까? 이번 글에서 이에 대해 심층 분석해보자.
브렉시트 후회 여론 증가, 그 이유는?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들의 상당수가 브렉시트 결정을 후회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과 도시 거주자들 사이에서 후회의 목소리가 크다. 브렉시트 후 경제적 어려움과 국제적 영향력 감소 등이 주요 이유로 꼽히고 있다.
1. 경제적 타격과 생활비 상승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U 탈퇴로 인해 자유무역과 단일시장 접근성이 제한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증가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 물가 상승: EU와의 무역 장벽이 생기면서 수입품 가격이 상승했고, 이는 생활비 증가로 이어졌다. 영국 내 식료품, 연료, 의약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
- 기업의 유럽 시장 접근 제한: 영국 기업들은 이전보다 EU 시장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졌고, 수출 감소와 공급망 문제를 겪고 있다. 일부 다국적 기업들은 본사를 EU 회원국으로 이전하며 영국 경제 성장에 타격을 주었다.
- 영국 경제 성장 둔화: 세계은행과 IMF 등의 기관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경제 성장률이 EU 잔류 시보다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금융 서비스업과 제조업에서 외국 투자 감소가 두드러지며, 이는 고용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중소기업 부담 증가: 브렉시트 이후 영국 내 중소기업들은 수출입 절차가 복잡해지고, EU 국가들과의 무역 관세 부담이 커지면서 운영이 더욱 어려워졌다.
2. 노동력 부족과 고용 시장 불안정
브렉시트 이전에는 유럽 각국에서 온 노동자들이 영국의 다양한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EU 탈퇴 후 노동력 유입이 급감하면서 농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에서 심각한 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생산성 감소와 임금 인상을 초래했으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 농업 부문 충격: EU 출신 노동자들이 빠져나가면서 농업 부문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인해 수확량 감소와 비용 증가가 발생했다. 특히 과일, 채소, 낙농업 분야에서 심각한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요식업 및 서비스업 타격: 레스토랑, 호텔, 카페 등 서비스업에서도 EU 노동자들의 감소로 인해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영국 내 서비스 품질 저하와 운영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 보건 및 사회복지 분야 인력 부족: 브렉시트 이후 EU 출신 의료진과 간호사들의 이탈이 발생하면서 NHS(국민건강보험 서비스)의 의료 시스템이 더욱 압박을 받고 있다.
3. 국제적 영향력 감소
브렉시트 이전, 영국은 EU 회원국으로서 강력한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탈퇴 이후 영국은 독립적인 외교 전략을 추구해야 했고, 국제사회에서의 입지가 약화되었다.
- EU 내 협력에서 배제: EU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정책과 협력에서 영국이 배제되면서 경제·외교·국방 분야에서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 무역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EU 및 기타 국가들과 개별적으로 무역 협정을 체결해야 했다. 그러나 새로운 협상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수출입 기업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 미국 및 아시아 시장과의 무역 문제: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독자적인 무역 협정을 맺으려 했으나,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은 왜 EU 재가입 논의를 꺼리나?
EU 재가입을 원하는 여론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정치권은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 때문이다.
1. 브렉시트에 대한 정치적 책임 문제
보수당(Conservative Party)을 포함한 주요 정당들은 브렉시트라는 결정을 지지하거나 실행한 바 있다. 따라서 현재 EU 재가입을 논의한다는 것은 과거 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정치적 부담이 크며, 특히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정치인들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 보수당의 입장 변화 어려움: 브렉시트는 보수당의 핵심 공약이었으며, 보수당 지지층 중 상당수가 여전히 브렉시트를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보수당이 EU 재가입을 논의하는 것은 내부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 노동당의 신중한 태도: 노동당(Labour Party) 역시 브렉시트 이후 EU 복귀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있다. 이는 노동당이 브렉시트 찬성 유권자들의 표를 잃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2. EU 재가입 절차의 복잡성
EU에 다시 가입하는 것은 단순한 결정이 아니다. 재가입을 하려면 기존 EU 회원국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영국이 유로화 사용 및 솅겐조약 가입 같은 기존에 면제받았던 조항들을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 유로화 사용 문제: 과거 영국은 EU 회원국이었지만 자국 화폐인 파운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재가입할 경우 유로화를 도입해야 할 수도 있다.
- 솅겐조약 가입 논란: 영국은 국경 통제를 유지해왔지만, EU 복귀 시 솅겐조약을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브렉시트 찬성층의 강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결론: EU 재가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와 국제적 위상이 흔들리면서, EU 재가입을 원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정치적 부담, 복잡한 재가입 절차, 기존 브렉시트 지지층의 반발 등이 존재한다.
향후 EU와의 관계는 영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당장은 EU 재가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적 필요성과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면, 다시금 EU 복귀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과 EU의 미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영국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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