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나는 맨체스터에서 라이언에어(Ryanair)를 타고 리스본으로 떠났다. 유럽에서는 저가항공을 잘 활용하면 여행이 쉬운데, 라이언에어 덕분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포르투갈의 수도를 방문할 수 있었다. 리스본은 유럽에서도 비교적 덜 알려진 도시지만, 직접 가보니 예상보다 훨씬 매력적인 곳이었다.
리스본의 골목길을 따라 달리는 트램 28번, 테주강을 따라 펼쳐진 벨렝 지구, 그리고 도시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까지, 곳곳이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무엇보다 여행 내내 맛있는 음식이 끊이질 않아, 미식 여행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직접 경험한 관광 명소와 맛집 후기를 정리해보았다.
1. 2월 리스본 날씨 & 여행 준비물
2월의 리스본은 유럽의 겨울치고는 따뜻한 편이었지만, 생각보다 바람이 강했다. 낮에는 기온이 16°C 정도로 온화했지만, 저녁이 되면 9°C까지 떨어져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가 훨씬 낮았다. 그래서 나는 니트와 트렌치코트를 입고 다녔고, 밤에는 가벼운 패딩을 추가로 걸쳤다.
또한, 날씨가 종종 변덕을 부려서 하루에도 몇 번씩 비가 내렸다가 맑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우산을 챙겨 다니긴 했지만, 리스본은 언덕이 많아 바람이 강하게 불어 작은 우산은 소용이 없었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방수 점퍼와 모자를 챙겨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2. 리스본 공항에서 시내 이동 & 리스보아 카드 활용
리스본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다. 나는 공항에서 바로 리스보아 카드(Lisboa Card)를 구매한 후,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바이샤 지구(Baixa)로 이동했다. 레드라인을 타고 알라메다(Alameda)역에서 환승한 후 도착하는 방식이 가장 빠르고 편리했다.\
리스보아 카드는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이 카드 하나로 지하철, 버스, 트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고, 벨렝 타워와 제로니무스 수도원 같은 명소에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나는 72시간권(46유로)을 구매했다.
✔️ 가격: 24시간권(22유로), 48시간권(37유로), 72시간권(46유로)
✔️ 구매처: 공항 관광 안내소, 기차역, 온라인 (공식 사이트)
3. 리스본 필수 관광 코스
벨렝 지구 (Belém) – 대항해 시대의 흔적을 따라
벨렝 지구는 포르투갈의 대항해 시대를 상징하는 유적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제로니무스 수도원(Mosteiro dos Jerónimos)은 포르투갈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수도원으로, 내부에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의 무덤이 있다. 근처에 위치한 벨렝 타워(Torre de Belém)는 과거 리스본을 방어하기 위한 요새였으며, 현재는 전망대로 활용되고 있다.
벨렝 지구를 방문하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 바로 발견기념비(Padrão dos Descobrimentos)다. 이곳은 대항해 시대 포르투갈 탐험가들의 업적을 기념하는 기념비로, 꼭대기에 올라가면 테주강과 리스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벨렝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파스텔 드 벨렝(Pastéis de Belém)으로 향하게 된다.
벨렝 지구는 명소들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 도보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하지만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이므로, 오전 일찍 방문하는 것이 한적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또한, 주요 명소는 월요일에 문을 닫으므로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
알파마 지구 (Alfama) – 리스본의 옛 정취
알파마 지구는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으로, 포르투갈 전통 음악인 파두(Fado)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상 조르제 성(Castelo de São Jorge)으로, 성벽에서 바라보는 리스본 전경이 아름답다. 또한, 리스본의 대표적인 트램 노선인 트램 28번(Tram 28)이 알파마 지역을 지나가며 여행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리스본 대성당(Sé de Lisboa)은 12세기에 지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으로,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다. 근처에 위치한 산타 루치아 전망대(Miradouro de Santa Luzia)는 리스본의 붉은 지붕과 테주강이 어우러지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해질녘에 방문하면 더욱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3. 리스본에서 가본 맛집 후기
리스본은 포르투갈 특유의 해산물 요리와 달콤한 디저트가 유명한 도시다. 여행하는 동안 다섯 곳의 맛집을 방문했는데, 각각 개성이 강하고 음식이 만족스러웠다.
🥘 Cervejaria Ramiro (세르베자리아 하미루) – 리스본 최고의 해산물 레스토랑
- 📍 주소: Avenida Almirante Reis 1, 1150-007 Lisboa
- 🕑 운영 시간: 12:00~23:30 (화요일 휴무)
- 🔗 예약 사이트: https://www.cervejariaramiro.com
이곳은 리스본에서 가장 유명한 해산물 레스토랑 중 하나로, 랍스터, 새우구이, 조개찜 등이 인기 메뉴다. 나는 웨이팅을 피하기 위해 오후 3시쯤 방문했는데, 다행히 10분 정도만 기다리고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마늘 버터 새우를 주문했는데, 새우가 통통하고 신선해서 한 입 베어 물자마자 육즙이 가득 퍼졌다. 다음으로 랍스터를 주문했는데, 살이 꽉 차 있어서 한 마리만으로도 배가 부를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포르투갈식 조개찜(Ameijoas à Bulhão Pato)을 먹었는데, 향긋한 레몬과 신선한 조개의 조합이 완벽했다.
🍽 Time Out Market Lisboa (타임아웃 마켓) – 미식가들의 천국
- 📍 주소: Avenida 24 de Julho 49, 1200-479 Lisboa
- 🕑 운영 시간: 매일 10:00~24:00
- 🔗 공식 사이트: https://www.timeoutmarket.com/lisboa
타임아웃 마켓은 리스본의 유명 레스토랑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푸드코트다. 다양한 포르투갈 요리를 맛볼 수 있어서, 처음 리스본을 방문한 여행자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나는 바칼라우 아 브라스(Bacalhau à Brás)라는 포르투갈식 대구 요리를 주문했는데, 감자와 계란이 함께 볶아져 부드러우면서도 짭짤한 맛이 좋았다. 후식으로는 전통 디저트인 파스텔 드 나타(Pastel de Nata)를 먹었는데, 따뜻한 커스터드 크림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 Pastéis de Belém (파스텔 드 벨렝) – 에그타르트 원조 맛집
- 📍 주소: Rua de Belém 84-92, 1300-085 Lisboa
- 🕑 운영 시간: 매일 08:00~21:00
- 🔗 공식 사이트: https://pasteisdebelem.pt
리스본을 방문했다면 파스텔 드 벨렝의 에그타르트는 꼭 먹어봐야 한다. 이곳은 1837년부터 전통 레시피를 유지하며 에그타르트를 만들어온 곳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이 가득 차 있다.
줄이 길었지만 회전율이 빨라 10분 정도 기다리고 주문할 수 있었다. 따뜻한 에그타르트에 시나몬 가루를 살짝 뿌려 먹었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에그타르트보다도 맛있었다. 커피 한 잔과 함께 먹으면 완벽한 조합이니 꼭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리스본에서의 3박 4일 동안 맛있는 음식을 실컷 즐기며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포르투갈은 물가도 저렴해서 여행이 부담스럽지 않았고, 현지인들도 친절해서 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이번에는 포르투갈의 다른 도시들도 함께 여행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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